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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logue · Vol.11

이별 이후의 계절

가상의 인터뷰이 윤소민 씨(31) — 오래 만난 사람과 헤어진 뒤, 혼자의 계절을 천천히 통과해 온 사람. 구성 인터뷰입니다.

이별 이후의 계절 인터뷰 표지 (여백 추상 커버 · 실제 인물 아님)
여백 추상 커버 · 실제 인물 아님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입니다.

그는 빨리 괜찮아지려 애쓰지 않았다. 대신 슬픔이 지나갈 길을 내어 주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2025년 11월 · 토요일 오전 9:40

Q

이별 직후, 가장 먼저 무너진 건 무엇이었나요?

윤소민

리듬이요. 매일 하던 연락, 같이 먹던 저녁, 주말의 계획이 한꺼번에 사라지니까 하루의 뼈대가 무너지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기 전에, 무너진 일상의 틀부터 다시 세웠어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끼니, 산책 같은 사소한 것부터요.

오전 9:48

Q

그 사람의 흔적은 어떻게 정리하셨어요?

윤소민

한 번에 다 치우려 하지 않았어요. 그건 오히려 더 아프더라고요. 대신 눈에 자주 띄는 것부터 천천히, 제가 견딜 수 있는 속도로 옮겼어요. 정리는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매번 베이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오전 9:56

Q

보고 싶은 마음이 몰려올 때는요?

윤소민

막지 않아요. 그리움은 막을수록 더 크게 돌아오더라고요. 대신 시간을 정해 뒀어요. ‘지금은 마음껏 그리워하고, 이 차를 다 마시면 일어난다’처럼요. 감정에 끝을 정해 주면, 그 안에서는 안심하고 슬퍼할 수 있어요.

오전 10:04

Q

혼자가 된 시간이 무섭진 않았어요?

윤소민

처음엔 저녁이 제일 무서웠어요. 그래서 그 시간을 ‘나를 알아 가는 시간’으로 바꿨어요. 그동안 둘이라서 못 했던 것들 — 늦은 영화, 혼자 가는 전시, 새벽 글쓰기. 빈자리를 사람으로 메우려 하기보다, 나로 채우는 연습을 했죠.

오전 10:12

Q

주변에서 ‘좋은 사람 또 나타난다’고 위로할 때는 어땠나요?

윤소민

그 말이 제일 외로웠어요. 지금의 슬픔을 빨리 끝내라는 말처럼 들렸거든요. 그래서 저 자신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않으려 했어요. ‘다음’을 재촉하지 않고, 지금 이 계절을 충분히 사는 것. 그게 다음을 위한 준비이기도 하더라고요.

대화 중간 장면 보조 이미지 (여백 추상 커버)
대화 중간 · 장면 보조 이미지

오전 10:20

Q

다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두렵진 않으세요?

윤소민

두려워요. 또 잃을까 봐요. 그런데 사랑했던 시간 자체가 손해는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사람과의 시간이 저를 더 다정한 사람으로 만들었거든요. 그 사실이 다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 줘요.

오전 10:28

Q

이별을 통과하며 자신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게 있나요?

윤소민

제가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거요. 무너질 줄 알았는데, 매일 아침 어김없이 일어나 밥을 먹고 일을 하더라고요. 슬픔 속에서도 일상을 지켜 내는 그 평범한 힘이, 사실 제일 큰 회복력이었어요.

오전 10:36

Q

같은 시간을 지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한 가지는?

윤소민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지 마세요. ‘이만큼 지나면 괜찮아져야 해’라는 기한이 사람을 더 조급하게 만들어요. 회복엔 정해진 속도가 없어요. 어떤 날은 멀쩡하고 어떤 날은 다시 무너지는 게 정상이에요.

오전 10:44 · 인터뷰 말미

Q

마지막으로, 지금의 당신에게 건네는 문장은?

윤소민

“그 사람을 잃은 거지, 너를 잃은 게 아니야.” 이별은 한 사람이 떠난 거지, 내가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걸 자꾸 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한 번씩 저에게 말해 줘요. 나는 여전히 여기 있다고.

본 인터뷰의 인물·대화·장소·이미지는 창작된 가상 콘텐츠입니다. 현실 인물·사건과의 연관은 의도하지 않으며, 편집 과정에서 문장의 순서와 호흡을 다듬었습니다. 재인용 시 출처(여백)와 본 고지를 함께 밝혀 주세요.